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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입시가 ‘컨텐츠’인 사회에 대해 - '디지털 세대'의 환상

by DEM1VN 2023. 6. 22.

부제: ‘입시’와 ‘서브컬쳐’의 계급화 및 자아상

 

일주일 전 종강을 앞두고 틈틈 적은 일기


정시가 (정확히는 배포 입결 자료) 다수의 정답인 것처럼 분위기 만드는 거 자체가 컨설팅 장사의 밑밥임. 무료 공개용 / 외부인 상담 / 내부인 상담 / 최상위권 상담할 때 전부 다르게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 마케팅이자 관계자들한테 로비 받으려는 수단이고… 


outlier만 끈덕지게 물고 넘어지면서 언급하는 거? 희망 장사. 수시 원서 풀로 넣으면 이과 기준 70~80까지도 깨짐. 학생 수 줄어들고 돈 빨아먹을 수시 전형 줄어드니까 다들 악을 쓰는 듯; 애들 미래로 장사하는 어른들이 너무 더럽다… 

그 안에 속한 재학생이나 졸업생들도 내 일 아니니까라고 넘어가기엔 밸류 문제라 결국 피해 입게 돼 있어서, 이 판에 계속 신경 쓰게 만드는 것도 짜증나고…. 타 집단을 비하하거나 / 소속 집단이 우월한 이유들을 댐으로써 /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자발적으로 집결할 동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 몹시 악랄하다

기준을 일부러 조금만 알려주고 희망 고문해서 돈 쓰게 만드는 거나, 거짓 정보를 팔고 남을 까내릴수록 돈이 모이는 구조라는 거 정말 기묘함. 정시는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도 웃겼다. 평가원 알고리즘 파훼가 대서 특필 되는 것도… 단 한번도 공정한 싸움인 적 없었을 텐데.

어쨌거나 이런 과정을 전국민이 동참하게 만들고, 진학하지 않는 사람들 말고는 모두 한번씩 아레나에 강제적으로 서니까 이것만이 목표고 경험이었던 애들은 남이랑 협력하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함 ㅋㅋ 

근데 입시는 상승 수단이 아니라 계급 고착화를 정당화하는 툴이고, 엔딩인 줄 알았던 게 사실은 본격적인 스타트라인을 설정하기까지의 과정이었다는 걸 보통 어느 시점에 깨닫게 됨. 이때 자기를 어떤 것들의 조합으로 정의하느냐가 이후에 영향을 끼침… 심각하게 박해해도 되는 (자신보다 낮은 ‘등급’의) 상대를 찾아서 조롱하고 안심하거나 / 제도에 편입되기 위한 ‘투자’를 늘리거나 / 불합리에 침묵하거나 / 마땅히 얻을 수 있다고 들었던 것들을 손에 넣을 수 없게 됐을 때 -> 불이익을 주기 위해 눈에 불을 켠다 
(*입시를 예로 들어 썼지만 굳이 명시하지 않은 많은 것들이 해당된다 대체적으로 이전 시대의 관성이 가장 큰 가중치인 주제들) 


가진 것이 적을수록 한번의 선택지마다 더 크게 걸게 되는데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다면 실패하지 않았다고 합리화 하는 편이 좋으니까 우리 모두는 되돌아갈 수 없다 늦을 수 없다 달라서는 안 된다고 다그치는 것도 있다고 봄;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풍조니까, 반드시 내가 맞아야 됨 내 자아가 그래야 유지될 수 있거든 내가 평가한 내 위치… 거기서 나아가서 자기 기억을 왜곡 시킬 뿐 아니라 실제 타인의 세계를 폭력적으로 조작하면서까지 자신의 세계를 긍정하고자 함 
<- 계급 상승 욕망 내지는 문명 붕괴 가정 시 타인의 존엄을 해치고 싶어 하는 치들이 개많다는 점에서 ㅇㅇ…


* 이건 씹타쿠 이야기인데 그래서 드림 유사 이런 게 유해한 거임 
‘내’가 만든 ‘내’가 성립하려면 남들이 협조해야 함 내가 반드시 주인공이어야 하고 세계는 내가 독점해야 함 나의 법칙이 맞아야 하니까… ‘저 사람’이 나를 따라했고 ‘내’가 남들보다 빛나야 하고 ‘남들’이 관중이 되어 내게 박수를 쳐 주길 원하는 부류들만 처음부터 모일 수밖에 없음… 이것은 아레나이며 판옵티콘인데 과시의 본질은 결핍이다 관음증과 노출증을 동시에 끌어안고 있다 미워할 만한 이유로 적당한 것을 들고 송출하는 것은 자신 역시 그러한 두려움을 품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악 쓰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요컨대 타깃 선정은 재미고 편 가르기가 관중 선출…

> 덕질 구성원이 정말 전체 표본으로부터 랜덤 추출된 건지? 그리고 이런 취향을 향유하는 것이 현실과 유리되어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어조로 oo 혐오하지 말라 / 일반화 하지 말라고 돌아다니는데 웃기지도 않음 


(‘추구미’가 정해져 있고 / 무수리x아 이런 게 유행하고 / 회귀 환생 기연으로 먼치킨이 됨 이런 플로우가 다 하나의 집단도 아니고 개별도 아니지만 향유 집단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향이라 퉁치면 ㅋㅋ ‘내’가 실행을 하는 게 아닌 타인이 나를 자동으로 닦아주는… 항상 타인이 ’나‘를 위해 부역하길 바라고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악역‘으로 상정하고 ’피해자‘ 자리에 들어가서 ’조명‘을 낚아 채 오는 구조 그리고 그것은 나의 ‘선함’ 내지는 ‘무해함’을 해치면 안 되기에 어색한 연기조를 고집하며 서로 역할극을 믿어주는 척함 (외부인이 보기에는 도찐개찐임을))

이것도 어느 정도 ‘디지털 세대‘의 환상이고 사회성 떨어져서 저런 말 하는 것 같 (ㅈㅅ) 일단 서브 컬쳐 자체가… 공통 형상을 보는 훈련을 할 이유가 없는 꼴임 키워드로 접근해서 키워드만 보는 편향 ++ 되는 경우가 많고 사람을 사귀는 것도 키워드 중심으로… 되는 거임 

현실은 생활 환경의 제약이 있어서 ’더‘ 편향된 거고 가상 세계는 공간적인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할 뿐이지 취향/신념은 ’압도적으로‘ 편향일 것… 그런데 많은 경우 취향과 신념도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빚어진다는 점에서 (+소득 수준 등이 상당히 중요한 형태의 모임이면) … K-means 같은 느낌 

고인물판이 망하는 것도 거긴 이미 모델 최적화가 xx라고 자기들끼리 확언하는 사람들만 남은 거임 평균 재조정을 아무리 하려 해도... bias에 부합하지 않고 집단 평균에 근접하지 않으면 클러스터 안에 못 끼고 튕김 

수수께끼는 팔리지 않고 낭만은 선비고 은근한 것은 고구마가 된 시대에 돈 안 되는 걸 좋아하던 씹덕들은 돈을 존나 쓰는 걸로 다 쇼부 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엔딩이 난 것 같기도 (참교육, 신분 상승, 결혼 엔딩, 먼치킨..) 

아니 근데 진심 글을 안 읽고 사람을 이해하지 않는 시대면서 웹소 웹툰에는 아주 많은 돈이 돌아가고 잇는 게... 웹드도 그렇고 자극과 아는 맛이 아니면 시도하지 않는 겁쟁이들이라 대중 수렴 지점도 꼬라박히고 있음

 이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구간이 존재하기 정말로 어렵지 자기 연민, 타인의 등급화, 쉴새없는 계급 평가 및 재배치… 이런 걸 자연스레 해낼 때의 전제: 동등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는 것 << 세계와 관계를 맺어야 할 이유를 모르고 맺는 방식도 모르고 맺고 싶은 상대도 모르지만 너무나 외로울 수밖에 없음 그런데 그게 외로움인지 모름 나를 우선해 주고 인정해 주고 사랑을 주는 절대자 (마망) 를 꿈꿈 명칭으로서의 관계나 가시적인 지표에 집착할 수밖에 없음 


-> 나의 위치를 인터랙티브하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대우 받기를 원하는, 일종의 ‘디지털 세대’ — 사고와 삶과 행동을 모두 불연속적인 것으로 감각한다는 점에서: … 갈수록 원본이 없는 사회가 되어 가고,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서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무언지 모를 것이 결핍되어 있음을 느끼면서 사는 세대가 주류가 됨 

희한하다 느꼈던 것은 한국-디지털매체에서 유행하는 것들- 사람들은 끊임없이 많은 것을 먹어 치우고 싶어한다는 지점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역할을 부여하고 수행해 주기를 원함 < 이건 연애나 가족 이런 걸 넘어서 너도 똑같아 감성임 내가 기대하지 않는 것이 너를 마음대로 평가하는 것이 내가 마음대로 굴어도 되는 것이 압축된 정서

사실 양방향 소통이라는 것은 ‘시공간적 협의’가 인지 체계 기저에 존재해야 조율이 가능한 것인데 / 태어났을 때부터 무한대의 타인과 정보를 당장 손에 잡고 있다고 느꼈을 테니 맞춰줄 수 없는 것 같기도? / 이전만큼 ‘제약’이 없고 평균을 제대로 감각하지 못하니 ‘소중함’ 역시 반감된다는 인상 (물건과 사람 기회 현재 그리고 그 나 모두가) 나의 삶은 편집 없는 상태라 너무나 따분하지만 타인의 삶은 하이라이트만 영원히 지속되는 것 같아 / 번외, 이것은 세대 공통: 소통하는 법을 모르기에 평가와 구애를 폭력 아닌 애정으로 받으라 윽박지르는 듯

잘 트리밍 된 3:14초의 영상, 한 컷의 베스트샷, 세 줄의 요약, 이런 식의 편집본만을 보고 싶어하는 주제에 ’진실‘을 요구하는 몹시 이상한 세대구나

 ’진정성‘을 마음껏 정의하고 거기 부합하지 못하면 실격이라고 혼자 평가하고 마구 분출함 (뉴미디어 등장 전엔 성형 논란이었고 지금은 먹방 유튜버들의 먹토 논쟁이 원탑 찍고 있는 느낌임) 연예인 연애나 사생활이나 기타 등등도 사실 공인이니 영향을 미쳐서가 아니라 나를 ‘기만’한 거라고 내가 이만큼 투자하고 이만큼 사랑했는데 이런 분노 ㅇㅇ 어떤 순간에 보여준 퍼포먼스가 극도로 잘 조형된 것임을, 타인의 삶에 대해 알고 싶지 않지만 마음껏 상상하고 개입하도 싶음을 시인하는 게 용납되는 건 역시 이상하다

근데 이거 또 재밌는 건 ’팬 문화‘가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한국이라서인 듯 일방적으로 댓글 남기고 라방에 툭 말하고 ㅇㅇ (와중 한 부류는 덕질 한 부류는 매춘이라는 게 여러모로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먼가 소통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게… 관계를 맺고 있다는 환상을 모두가 사게 만든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이 유난히 42B가 많은 이유려나 싶기도 함 오타쿠도 포교 대상으로 삼으려고 애쓴다는 게 사실 덕질의 구조라는 게 42B랑 크게 안 달라서 그럴 걸 ㅇㅇ 공동체 구축 해 두고 인정욕 살살 채워주고 세상이 우릴 억까한다고 말하고 진실을 아는 건 우리라면서 정신 승리 하기 좋은 구조잖음 서로에게 잘 대해줄 것을 전제하고모이는 암묵 동맹이니까… 


장기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절망해 버리면 나오는 양상은 크게 두 가지라고 느꼈는데 — 1) ’우월한‘ 사람의 삶을 관상하며 대리 체험하고, 언젠가는 그것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옹호하게 된다 2) 그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에게 걸맞은 ’위치‘… 내지는 최고점이 있는데(포텐셜 산정을 잘못한 거지만 ㅎ), 되지 못한 이유를 개인에게 찾기에는 자아가 너무나도 빈약한 나머지… ’서포트‘가 부족해서라며 부모를 적으로 상정하고 원망하게 됨(…) — 이것은 자기연민 (aka 주인공화)와 엉켜 있는 사슬이기도 함 ㅋㅋ 

뭐 이게 사실 입시만 그런 건 아니고 돈이 오가면 다 그럼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 중독 시킴으로써 계속해서 돈을 투자해도 된다고 현혹시키는 거임 ㅇㅇ 다들 그걸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안 되면 노력이 부족한 거라고 어쩌면 운이고 운명이고…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운과 운명은 개인 역량과 환경과 시대로부터 도출한 가중치가 여러 변수들을 통과하며 어떤 결과로 clustering 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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