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루즈 ~ 엔딩.
* 오블리가토가 뜨기 전에 다녀온 세션의 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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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배의 입구는 뭍과 맞닿은 다리에 이어져 있고, 그 앞에서 직원이 입장을 돕고 있습니다. 리조트의 직원들이 입고 있던 것과 동일한 디자인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군요. 아하! 아무래도 이 크루즈 항해 또한, 리조트 측의 연계로 진행되는 이벤트 중 하나인 거겠죠.
티켓을 건네면 직원은 귀퉁이의 점선을 따라 티켓 일부를 잘라간 뒤 크루즈 안쪽으로 손짓합니다.


아직 이른 시간입니다만, 이곳의 분위기는 무르익은 저녁의 연회장과도 같군요. 술 기운 때문일까요? 자, 하선까지 여덟 시간이 남았습니다! 훗날 이 시간을 흘려 보낸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무어라도 눈에 담고 삼키며 즐기기로 할까요. 마침 크루즈 내의 모든 서비스는 탑승 중 무료라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저기,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지도가 부착되어 있군요.

찬 공기가 목덜미를 낼름대는 터라, 옷가지를 꽁꽁 여민 승객들이 여러분의 눈에 보입니다. 그들은 여기저기를 포류하며 시간을 보낼 공간을 탐색하는 것 같군요. 몰려다니는 사람들을 지켜 보다 보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끔 여러 부대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사이로 섞여 들어가 볼까요?

의무실은 저쪽인 것 같습니다만, 해열제라도 처방을 부탁드리는 것은 어떠실지요?

네, 아까의 몸 상태 역시 조금 진단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군요.


(누군가 있을까?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수준 안에서 두리번거리며.) 해열제를 조금 처방 받고 싶습니다만······.

이어 HiMERU가 직원과 무어라 대화를 나누고, 파스를 직원에게 받아듭니다.

HiMERU 씨.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선, 해열제부터 내밀었다.)

━타츠미. (대답하듯 호명한 뒤, 직원에게 받은 파스를 건넨다.)

HP +1
입니다.
(······그렇지만, 괜찮을지요? HiMERU씨는 후각이라고 할지, 전체적으로 섬세한 분입니다만. 파스 냄새를 풍기며 다니는 것도. 어쩐지 혼자 골똘···)

(기왕 받아든 해열제니만큼 바로 뚜껑을 돌려 열었다. 입에 대고 마시기 전, 여전히 파스를 그대로 든 채로 묘한 얼굴인 타츠미를 보고 우뚝.)
···무슨 생각을 하나요. (동그란 머릿속에는 매번 나로서 이해할 수 없는 방향의 생각이 튀어 다니는 일이 태반이라. 구태여 추리하지 않고 직접 물어 본다.)

후각에 거슬리는 일이 되지는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HiMERU도 어깨가 뻐근한 것 같으니, 같이 붙이고 다닐게요. (이러면 됐죠, 라고 묻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레 웃었다.)

(괜찮다는 말을 이런 방식으로 해 오신 것이겠지요···. 그저 말 뿐이었어도 수긍했을 테지만, 이렇게까지 해 주는 일에는 상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지. 의무실 한쪽에 기대 앉아서, 바지 밑단을 올려 익숙하게 파스를 몇장 붙인다.)

칵테일 바, 미니 카지노, 식당, 카페에 방문하거나, 2F를 둘러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iMERU는 여전히 잔기침을 하고 있던가···)

더불어 의무실을 빠져 나올 때, 직원이 설명해 준 부작용이 있던가요. 요즘 시중의 독감 약들이 효과는 좋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상한 행동을 할 수도 있으니 복용에 주의하라고.
뭐, HiMERU가 방금 마신 약은 크루즈에 딸린 의무실답게 신약은 아닙니다. 어렸을 적 먹어 봤을 법한 평범하디 평범한 상비약입니다.





(······정도면 될까요? 커피는 아무래도, 주무시지 못한 상태라. 잠시 생각하더니.)
(멋대로 주문해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조금 미움을 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핫초코 한 잔과 페퍼민트 티 한 잔으로 부탁드립니다.

(항상 타인을 배려하는 타츠미가 굳이 제 의사를 묻지 않은 것은, 본인 나름의 호의를 내어 준 것임은 충분히 추리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별달리 토를 달지 않은 채, 카운터 옆에 있는 민트 사탕 정도나 추가로 집어 들어 본다. 타츠미도 이것을 좋아했던가요, 희미한 옛 기억을 되살려.)

(···이렇게 되면 저로서는 레몬 꿀차같은 것을 주문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자리에 앉을까요.

(우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기다리는 동안···♪

(멍한 표정을 잠시 보며, 맞잡은 손의 안쪽을 엄지 끝으로 살짝 간질여 보았다. 연인은,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구석이 많은 남자다. 그 말은 즉슨━, 자신에게도 신경 쓰고 있다는 소리기에. 이런 다정함을 지금은 즐기기로 하고. 카운터 인근의 자리에 다가간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미묘한 얼굴이다. 바는 납득하고 있습니다만, 어째서 카지노가··· 단순한 오락시설일까. 갸웃 고개를 기울인다.)
HiMERU 씨가 가고 싶은 곳이 없으시다면, 위층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아둘까요.

···이쪽의 아마기가 좋아할 만한 기기도 물론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게임 센터』라는 것 같군요. 윗층에 가기 전, 타츠미와 함께 들러 보고 싶은데요.

그런 곳을 『미니 카지노』라고 이름 붙이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것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일까요. 갸웃거리면서도, 조금은 들뜬 기색이 되었다.) ━그런 것이라면 저도 둘러보고 싶습니다···♪
게임장과 합쳐진 탓에 카지노라기보다는 게임센터의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 금전은 오고 가지 않으며, 슬롯을 터트리거나 점수를 획득할 경우 백화점 상품권이나 인형 따위의 선물을 준다고 해요. 슬롯 머신과 다트, 사격게임, 인형 뽑기 따위의 기계가 보입니다.
슬롯 머신
, 다트
, 사격 게임
, 인형 뽑기
를 모두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후후. 어쩐지 즐겁군요. 마요이 씨와도 비슷한 장소에 왔던 적이 있습니다만.
유독 다른 것이 있다면 저것인데··· (슬롯 머신을 물끄럼···)

네, 타츠미는 『아이스타』에서 아야세와 이런 가게에 들렀었죠. (감상에 가까운 평이한 어조. 특별히 질투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슬롯 머신을 보는 타츠미를 따라 시선을 옮기고···. 운을 시험해 볼까요, 같은 표정으로 슬롯 머신 앞에 먼저 앉아 보나.)
···후후♪ 타츠미도 해 보겠어요?

(생소한 기계, 라고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낯설다는 감상은 사실이라, 그 앞에 앉은 HiMERU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런 캐주얼한 배경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 새삼스럽게도 신기하다. HiMERU 역시 『Crazy:B』이기 때문이겠지만.)
간단한 게임을 해본다는 감각이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 것인지요? (갸우뚱···)


(······뿌○뿌○같은 걸까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때요, 타츠미도···♪ HiMERU가 나누어 줬던 운을 사용해 보는 건.

(이걸 이렇게 하면 될까요, 생각하며 HiMERU가 했던 그대로 해 보나.)
기준치: | 37/18/7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뭐···♪ HiMERU나 타츠미가 도박사는 아니니, 이 정도의 행운에 만족해 볼까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는 모습을 따라 조금 뒤로 물러났다.) ━저, HiMERU 씨. 괜찮으시다면···
저것을 해 보고 싶습니다♪ (인형 뽑기를 가리켰다.)

━네, 좋습니다. 이번에는 타츠미가 먼저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기준치: | 37/18/7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이런 건 요령이 없으면···, 아무래도 힘들죠. (가끔은 조작을 하는 가게도 있는 모양이고요, 여상하게 위로를 건네지만 웃는 얼굴.)

···후후, 아무래도 좀처럼 익혀지지를 않는군요.
제대로 성공해서 사소한 선물로라도 드리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렇게 될 수 있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HiMERU 씨도 해보시겠어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후후, HiMERU는 이번에도 운이 좋은 탓에♪
(아까의 타츠미가 인형의 산 위에 떨어트린 탓에, 잡기 좋은 상태로 엎어진 인형을 노렸다. 깔끔하게 출구로 떨어진 작은 마스코트 인형을 집어 들고, 웃으면서 연인에게 건넸다.)
···제대로 성공해서 줄 수 있게 된 사소한 선물, 입니다만. (아까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얼굴은 장난스럽다.)
받아 주세요, 타츠미━♪

(스스로 다소 연배가 있는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버릇이 생기기야 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제 나잇대보다도 앳되어 보일 만큼 감탄의 얼굴을 하고 만다.)
굉장하시군요, 저는 한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확실히 섬세한 일이 필요한 일인 것이겠지요? (들뜬 기색으로 조잘대더니, 제 쪽으로 내밀어지는 인형에 멈칫.) 어, 엣.
···HiMERU 씨가 가지시는 것이 아닌가요? (우선은 받겠습니다만. 하고 중얼거렸다.)

━타츠미를 닮았잖아요.
(보세요, 마스코트 인형의 볼을 톡톡 쳤다. 이목구비가 특별히 섬세히 묘사되어 있지는 않은, 작고 단순한 형태의 토끼 인형이다. 경품으로 내걸기 알맞게끔, 군번줄이 달려 있는 형태. 닮은 것은 둥근 눈뿐이지만, 토끼라는 생물 자체가 꽤나 가련한 터라.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닮았다는 무의식적인 연상이었을지.)

(······닮았다고 해도, 저를 닮은 인형을 제가 가질 이유를···? 무언가 복잡미묘한 얼굴로 한참이나 인형과 얼굴을 마주 본 채 있더니, 슬그머니 시선을 올려 HiMERU를 바라보았다.)
······HiMERU 씨의 눈에는 제가 이렇게 보이는 걸까요?

━후후, 그렇습니다만. 무엇인가 문제라도?
(도리어 뻔뻔한 것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련하고 순진한 생물이잖아요? 타츠미는. 동생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던 시절부터였을까, 타인의 평을 모두 떠나 단순히 가련하고 불쌍한 남자일 뿐인 카제하야 타츠미. ━그런 인상이 언젠가부터 굳어져 버렸으니까.)
···받기 싫은가요? (손가락에 계속 대롱대롱 매달린 인형을 고쳐 잡아, 괴롭히듯 몸통을 엄지와 검지로 꾹 눌러 보나. 그렇다고 해서 과격하지는 않은 손짓.)

(아무래도 연인이기 때문일까. 인형과 HiMERU. HiMERU와 인형을 몇번 더 번갈아 보더니, 애처롭게 눌린 모양이 되어 버린 인형을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미묘하게 석연치 않던 얼굴도, 받아 쥘 즈음에는 쑥쓰러운 웃음이 되어 버린다.) ······후후.
(전혀 모르겠지만, HiMERU 씨가 주신 것이니까요.)

(팬들의 앙케이트나 프로듀서의 가이드만 참고해 봐도 HiMERU는, 『Crazy:b』의 이미지는 성숙하고 섹시한 쪽이고, 타츠미와 『Alkaloid』는 담백하고 씩씩한 편이다. 가끔은 귀여운 쪽이라는 응답도 섞이고. 그런 결과를 일일히 챙겨 본다면 타츠미가 아니죠, 같은 멋대로의 감상을 속으로 마치고.)
(한참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선을 뚱하게 바라보다가. 인형의 몸통이 눌려 납작해졌을 즈음 내미는 손에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는다.)
왜 웃는지 모르겠는데요━♪ (약간의 타박이 섞인 목소리는, 어쩔 수 없이 즐거움이 묻어나오고. 받았으니 됐어요, 그런 표정을 지어 보인다.)

감사합니다. 숙소의 침대 머리 맡에 놓아 두면 HiMERU 씨의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군요. 그런 식으로 보이는군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여전히 조금 쑥쓰러운 기색으로 손을 잡아 약하게 당기며 이끌어 보았다. 웃음에 대한 이유라고 한다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HiMERU의 선물이니만큼 기뻤던 것이지만. 그런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다음은 이쪽이로군요···♪ 어쩐지 모두 과녁을 맞히는 게임같습니다만.

(쑥스러운 건가요, 타츠미. 손을 잡고 이끄는 모양과, 조금 붉어진 귀 끝으로 눈치채고. ···어쩐지 간지러운 기분이 드는군요. 그런 마음으로, 낮게 쿡쿡대며 뒤를 따라간다.)
···네, 저쪽의 사격 게임이나 다트 모두 내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건 HiMERU는 타츠미를 이길 자신이 있으니, 타츠미가 더 자신 있는 쪽으로 골라도 괜찮아요♪
(무언가를 걸고 승부를 하는 건 HiMERU가 할 법한 행동은 아닙니다만━, 지금은 즐거우니 괜찮을까요. )



이전에 형사가 나오는 영화에 출연하신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맞을지요? 하는 시선을 잠시 보냈다가.) 그 때의 이미지라고 해야 할지, HiMERU 씨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어쩐지 승패같은 것보다는 이쪽이라는 듯 웃으며, 사격 게임쪽으로 이끌어 보았다.)

『게임』에 특별히 흥미가 있지는 않아서,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HiMERU는 HiMERU니까, 기대에 부응해 볼게요♪ (사격 게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좋지 않군요, 아무래도 또 다시 지나치게 즐거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 뺨을 제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고서야, 떨어트린 총을 주웠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평범하게 좀비 하나를 처치하는 데에 성공했다. 옆을 돌아보며, 타츠미도 시도해 볼래요, 속삭인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가상의 일에 인간이 아닌 마물을 대상으로 한 놀이에 불과하다는 사실 쯤은 알지만, 무언가를 조준해 사격하는 일에는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기준치: | 40/20/8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초심자에게 행운이 따른다던가, 실은 어디를 쏘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최강이네요, 타츠미는♪

방금은 제가 한 것이었을까요? 실은 스스로도 어디를 겨냥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어서, 조금 감으로 해버렸습니다만···.
(최강같은 것도 아니고,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 상태로 성과를 냈다고 해도 순전히 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곁눈질로 바라본 HiMERU의 폼은 역시나 깔끔하고 유려해서━ 아아. 역시 영화 촬영 당시에 자세를 익혀 두신 것일까요. 하고 감탄한다.)



2F로 올라가나요?

(한쪽 손에는 건네 받은 인형, 다른 손은 여전히 연인의 손을 쥔 채로.) 후후. 위층을 살펴볼까 하는데, 괜찮으실지요?

━네, 2층으로 올라가요♪

잠시 후 가장 안측의 객실 문이 열리고, 유니폼을 차려 입은 직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막 청소를 끝마치고 나온 듯, 수건이나 이불 더미가 올려진 카트를 끌고 다가 옵니다. 여러분 앞에 선 직원이 설명하기를, 오늘은 휴식이 필요한 승객 분들을 위해 선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비어 있는 객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괜찮겠죠.

물론 조금 더 살펴본 뒤여도 좋습니다만. 해열제는 충분하셨을까요.



저는 괜찮습니다. 무사히 걷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보다도 HiMERU 씨가 걱정됩니다만━ 아무래도 열이···?
(잠시 머뭇대다 잡은 손을 놓고, 이마 위로 손을 올렸다.)

(이마 위를 짚는 손은, 서로의 체온의 중간점 정도로 미지근히 데워져 있어서. 전과 달리 특별히 시원하지는 않다는 감상. 아마 타츠미 쪽도 마찬가지이리라.)
(문득, 새파란 바다가 가득한 창문 쪽으로 눈길이 사로잡히고. 화제를 돌리려는 듯.) ━잠시 바다나 볼까요.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썩 내키지 않는 걸음을 느리게 옮기며, 창문으로 향했다.)




HiMERU 씨.
잠시 쉬도록 하지요. 어떠신가요?

···네, 확실히 그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미안하다는 말이 퇴색되기 전에 삼키고,)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 ···타츠미. (아, 저 바다를 보면, 어쩐지 계속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곁에 실재하는 질량조차 의심하게 되는 기기묘묘한 감각이. 달갑지 않아요, 그런 마음으로. 유리 위에서 식은 제 손을 돌려 타츠미의 손을 맞잡았다.)
━역시 빈 객실에서 잠시 쉬는 편이 좋을까요. 그러다 보면, 불꽃 놀이 시간이 다가올 테니···♪
(들뜬 기색은 꾸며낸 것이지만, 즐거움은 거짓이 아니라서. 여러 감정이 뒤섞인 눈으로 보랏빛 시선을 좇아 본다.)

···죄송합니다. 들뜬 마음에 조금 오래 둘러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왜 당신이 사과를 하느냐, 싶은 말이겠지만. 다짐을 하지 않았던가요. 함께 평범하게 어울리는 일을 할 적마다 많은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이 조금 한탄스럽다.)
이후부터는, 가능하다면━ 쉬도록 하지요. (안심시킬 요량으로 희미하게 웃음을 보여 주며, 객실로 향한다.)






(아직은 손을 잡고 있기에, 순순히 먼저 놓지는 않고. 타츠미를 잡아 둔 채로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 말처럼 함께 누워주려는 듯, 무릎을 올렸다가 멈칫한다.) ···조금 전의 이야기입니다만, 해열제가 부족하지는 않으신지요? (끈질기게도 다시 한번 되물었다.)

···지금 그 이상을 섭취하면 오히려 컨디션에 해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HiMERU에게 약이 더 필요하다면 스스로 눈치채어 말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타츠미.
(HiMERU는 어린아이가 아니니까요, 하며 웃었다. 끈질김은 다정함이기에. 이번에는 제가 끼친 걱정이기도 하니, 미안한 얼굴로 웃을 수밖에. 멈칫하는 타츠미를 지나, 먼저 침대로 올라가 앉았다. 이 정도의 고분고분함은 보여 줘야 안심할 것 같다는 판단.)

━저 역시 가지고 있는 버릇이기야 합니다만. (어쩐지 조금 주저하며,) HiMERU 씨는 한계 직전까지 무리하시곤 하는 듯 해서.

(무리라니. 정말이지, 자꾸 할 말을 뺏기나 하고···. 답을 고민하던 터라, 말없이 그 걱정스러운 눈을 들여다 보기만 했다. 곧, 벌꿀색 눈을 가늘게 뜨며,)
···네, 확실히 HiMERU와 타츠미 모두 그런 경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장난스레 화답하기로 했다.)
옛날처럼 『무릎베개』라도 해 주면, 오늘의 무리는 그만 두기로 하겠습니다. 후후···♪

무릎 베개··· 말씀이신가요.
(참 오래간만이라는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재회 이전에도 한동안은, 제가 벌인 일을 수습하는 행동으로 인해 무척 바빠 만나지 못했고━ 이후로도, 많고도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어째서 머나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결국 희미하게 미소짓는다.)
(최근이라고 한다면, 무릎을 베개로 사용하신 분은 아이라 씨입니다만. ···그렇군요. 떠올려 보면 HiMERU 씨가 먼저였습니다. 무릎 위에서 잠든 고양이같은 감각을 떠올리며, 자세를 고쳤다.)
······예, 이쪽입니다. 기꺼이.

(이쪽이 눕기 편하게끔 자세를 고쳐 앉아 주는 상냥함. 머리를 온통 뒤덮고 있던 겨울 안개가 봄 햇살에 가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연인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눕힌다. 분명 그리운 기억도 많았을 텐데, 어째서 이전에는 괴로움만이 가득했을까. 그런 새삼스러운 감상을 하고.)
···후후, 이러고 있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이제사 구태여 선배라고 부르지는 않겠습니다만.
(조금 커져 버린 몸이지만, 여전히 편안하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얼굴은 순하기 그지없어서, 그 유순함을 방해하는 대신 베개 맡에 둔 인형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것을 가슴께에 올리고 만지작거리며, 그리운 풍경을 올려다 본다.)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요,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만. 예쁜 얼굴을 내려 보며 하는 생각은 그런 것이다. 무엇도 바뀌지 않는 것에 비한다면 넘칠만큼 좋은 일이지만, 어떻게 해도 돌아오지 않을 추억같은 것을 이렇게 잠깐씩 맞딱뜨리게 되면 달콤하고 씁쓸한 감각에 휩싸인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현실. 그 무렵에도 이런 관계가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또 무엇이 있을까. 아, 그렇지요. 그 때보다는 훨씬 더 성숙해졌습니다만━ 얼굴 위로 고운 선을 그리며 흐르듯 자리한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걷어냈다.) ···후후.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서로 많아진 터라···. 이런 순간들을 훗날 돌아보게 될 때는 어떤 기분이 들까, 따위를 자연히 생각하게 되지만, 역시나 당장은···, 현재에 집중하고 싶군요. 옥색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고운 얼굴을, 시야 구석구석에 새기고.)
━여전히랄지. HiMERU가 아름다운 것은 당연하니까, 타츠미의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닐까요.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장난스러운 대답. 잠시 들인 뜸은 역시나,) 타츠미도···, 여전하게 좋은 얼굴이에요. (솔직하고 진부한 말을 내어둘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다.)

(거두어 낸 머리카락 아래의 모양 좋은 이마를 손끝으로 부드럽게 쓸어보았다가,) ···?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저어, 줄곧 그렇게 생각되고 있었던 것인지요···? 확실히 HiMERU 씨는 아름답다고, 자주, (···어쩌면 매번이었을까요?) ···말씀드리고 있습니다만.
분명 HiMERU 씨의 얼굴도, 목소리도, 좋아합니다만. 순서가 반대입니다. (제 얼굴에 대한 칭찬은 접어둔 셈이 됐지만.)

네···. HiMERU도 HiMERU의 얼굴과 목소리가 좋습니다. 순서라고 하면···, ···설마. (아, 하는 탄식이 작게 따라 붙었다. 자연스레 자신을 향한 칭찬을 지나가는 것은 또 타츠미답다고 할지. 제 말을 묘하게 오독 하고 있는 상황조차 즐거워 낮게 키득댔다.)
(돌고 돌아 같은 것을, 같은 결론에 다다르는 것이 우리니까, 이번에도. 닮는다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군요. 작게 끄덕였다.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런 기분이 들어. 이마를 매만지는 손을 가볍게 끌어왔다. 손끝에 짧게 입 맞추고.)
그러니까━, 결국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네요.

(그렇다 보니, 확인하듯 말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저로서는 HiMERU 씨가 좋은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만···.

━네, 물론 HiMERU도 그렇게 이해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쯤 감긴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그나저나···, 슬슬 타츠미도 누워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게 어떤가요. 보답이랄지, 이번에는 HiMERU가 팔베개라도 해 주고 싶은데···♪

···후후. 전해졌다면 다행입니다♪ (다른 것보다도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는 듯한 태도로, 눈가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저로서는 누워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만···. 충분히 잠을 잤고, 마음이 안정되어서 다리도 무사합니다. (어쩌면 무릎 베개를 해 주고 있는 상황을 잃기가 아쉬울까. 눈가를 쓸어 주던 손으로 또 한번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다가.)
···나란히 누워 있는 것 정도면 괜찮을까요···♪

(뻗은 팔을 그대로 타츠미의 허리 뒤로 둘러안고, 배 쪽에 이마를 잠시 파묻어 보나. 저와 같은 호텔 어메니티 비누 향기, 그리고 익숙한 섬유 유연제 향기. 코를 묻고 깊게 들이마신 뒤 입을 열었다.)
···올려다 보는 얼굴도 오랜만이라 좋았지만, 나로서는 역시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편이 더 마음에 드네요···♪

(마음 안쪽부터 간질이는 감정은 조금 참기 어렵게 되어서, 몸을 숙여 눈꺼풀 근처에나 겨우 가벼운 입맞춤을 두고 떨어진다.) ━예, 그렇다면 나란히 누워 볼까요. 아무래도 HiMERU 씨가 조금 주무셨으면 합니다만.

네, HiMERU는 곧 잠들어 버릴 것 같으니···♪ 타츠미가 옆에서 지켜봐 주세요.

예,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꿈 꾸십시오, HiMERU 씨.

···굿나잇 키스를 할 타이밍 같아서. (지금은 밤이 아니지만, 하는 짧은 변명은 얼굴을 뒤로 물리지 않고 했다. 곧 뒤로 다시 멀어져 베개에 머리를 누이고, 잘 자요, 타츠미━. 속삭인다.)


(행여 이마에서 열이라도 재면 눈을 떠버릴까 싶어, 그저 그렇게. 두 사람 분의 고른 숨소리 외에는 침묵 뿐인 공간. 문득 눈을 돌려 보면 노을지는 하늘이 고와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보나.)
(···곧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겠군요. 잠시 생각하다, 손을 뻗어 머리카락 아래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HiMERU 씨.

(그런 괴이로부터 잠시나마 달아날 수 있던 것은, 연인이 파수꾼처럼 저를 지켜 보고 있었기 때문일까. 잡음이 더욱 심해졌다고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나마 눈을 붙일 수 있었던 까닭은. 아마 저 다정한 시선이 도운 것이리라 짐작한다.)
━손이 차요. (이마를 매만지는 손이 다소 서늘하게 느껴졌다. 이마에 올랐던 열은 꽤나 미지근해졌고, 그저 그 손이 찬 것이 아쉬워서. 이불 안으로 손을 끌어 와 넣어 두며 몸을 일으킨다.)

···후후, 깨워서 죄송합니다. 자고 일어난 직후에는 몸이 식는 데다, 해가 더 지고 난 뒤에 일어나면 훨씬 춥지 않으실까 싶어서.
괜찮으신지요? (이불 안쪽에서 손을 한번 꼭 쥐었다.)

HiMERU는 덕분에 괜찮아요. 타츠미는···, 잘 잤냐고 묻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흐트러짐 하나 없는 결 좋은 머리카락. 굳이 손을 뻗어 정돈해 보는 것은, 이를 핑계로 그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기 때문이라.)
━슬슬 이동할까요. 여기서 타츠미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깝지는 않지만···, 모처럼 하이라이트 전까지 시간이 남은 것 같으니까요♪

예,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았습니다만━ 객실에 들어오기 전보다는 춥겠지요. 몸을 데울 만한 것이라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멈칫하더니, 소리 없이 웃으며.) ······♪ (저 역시 손을 뻗어 HiMERU의 머리칼을 정돈해 주었다. 기분 좋은 촉감.)

(찬 바람이 불어 닥치면 어제의 괴로움을 타츠미가 불시에 상기할지도 모르니, 최대한 실내에서 불꽃놀이를 기다릴까요. 고통스러운 기억은 그 무엇으로도 덮어 쓸 수는 없지만, 더 반짝이는 추억이 함께 남는다면 떠올리는 것이 훗날 덜 괴로울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시간으로 이 여행을 채워 주고 싶다. 잠들었던 시간이 아쉽다면 이 까닭이다.)
후후, 다시 내려 가서 『데이트』를 이어 가죠···♪

(하늘과 수면을 물들인 빛은 따뜻하기만 한데. 저 밖으로 나서면, 바닷바람 특유의 차갑고 날카로운 공기가 덮쳐 오리라는 것을 안다. 품고 있는 조금의 염려와는 달리, 『데이트』라는 말에는 부드럽게 웃음지을 수밖에 없어서.)
식사나, 음료같은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배가 고프지는 않으신지요? (머리칼을 정리하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알고 있기로는, 바에서도 알코올 없이 따뜻한 음료를 판매하기도 합니다만. (이 곳의 바는 어떨지 모르겠군요, 덧붙이며 눈을 깜빡인다.)

아까의 음료 덕인지 특별히 허기가 지지는 않습니다만, ━타츠미는 어떤가요.
(···바라고는 해도, 여느 크루즈에도 있을 법한 적당한 구색의 시설이었던가요. 긴 속눈썹의 움직임을 시선으로 좇다가. 탑승자들에게 불꽃놀이 중의 추위를 견딜 프리드링크를 제공하는 곳이죠━ 그런 사실도 곧 떠올라, 타츠미를 향해 재차 끄덕이고.)
식사가 필요하다면 식당에 방문해도 괜찮습니다. 드링크를 마시며 보는 불꽃놀이도 운치 있을 테니까요···♪

···불꽃놀이를 기대하셨는데, 직접 보지 않으셔도 괜찮으신가요? (갸웃, 고개를 기울이며 객실 문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나.)

여러분은 어디로 향하나요?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제대로 정석적이어도 좋겠죠♪

(잡지나, 기획에서 팬 분들을 위해 그런 분위기의 촬영은 해보았습니다만, ···『아이★스타』 건은 무효라고 하셨으니. 그렇다면 정말로 해 본 적이 없어서, 매번 연인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 항상, 새삼스러울 만큼 기쁘다. 이제야 겨우 『폭주』라는 것을 하지 않게 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만.)
정석, 이라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뒤, 잠시 멈춘 듯 골똘해졌다가,)··· ···영화같은 것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후후, 타츠미가 생각하는 『데이트』는 그런 건가요. HiMERU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저라고 한다면, 조용한 실내에서 함께 이야기만 나누어도 좋습니다만···. 데이트라는 것은 저 하나의 만족으로 끝나지 않겠지요,
후후. HiMERU 씨가 좋아하시는 것을 더 알게 된다면 그 때는 자신 있게, 데이트를 신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뉴 외에서도 찾는 메뉴가 있다면, 이 바의 직원에게 무엇이건 말해도 괜찮습니다. 칵테일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 줄 수 있을 만큼 솜씨 좋은 베테랑이니까요!

다행히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음료도 존재하는군요.


(그렇다고는 해도, 알코올을 제외한다면 맛있을 것 같은 음료들 뿐이라. 고개를 기울인 채 바라보다가.)




HiMERU는 논알콜 Irish Coffee를 부탁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Cinderella』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커피, 로군요? (HiMERU의 말에 어쩐지 납득한 듯 끄덕이나.)



다른 메뉴도 달콤한 쪽이 주인 것 같습니다만. ━바다 근처라서인지, 그런 느낌의 칵테일이 많군요.


비슷한 것이라고 한다면 『Blue lagoon』 쪽인 것 같습니다만. 차이가 클까요. (갸웃···)

(타츠미가 궁금하다면 무엇이건 주문해도 괜찮습니다만. 그런 말을 흘리듯 덧붙이고.)

크루즈의 칵테일에는 직원의 설명대로 특별한 마법이 걸려 있습니다. 칵테일을 마실 때의 효과가 존재하니, 1d8을 굴려 주세요!

(늘 그렇듯 직원에게 평범하게 감사를 전하고, 제 몫으로 앞에 놓인 것을 동그란 눈을 하고 가만히 들여다 보나···)



2

만약 없다면···, 다이스를 다시 굴려 주세요!

2
?


(;; 4)


(정석적인 데이트, 라고 한다면 역시···♪ 테이블 위에 내려 놓아져 있는 손끝끼리 톡 부딪혀 보았다가, 제 쪽에서 살며시 깍지를 껴 보았다.)
제 쪽은 무척 맛있습니다만. HiMERU 씨는 어떠신가요···♪

(깍지 낀 손가락으로 손등을 가벼이 토닥이다가, 다른 손으로 음료를 한 입. 무알코올이기 때문에 다분히 예상 가능한 맛이다.)
···HiMERU가 생각한 맛이 그대로 나서 즐겁네요♪ (제 눈 색과 닮아 있는 칵테일을 흘끗.)
(곁에 있는 것은 나이기에, 하등 중요치 않을 처음 따위를 묻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틀 동안 연인을 독점하면서, 이런 부분마저 욕심이 생긴 걸까. 추리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넘어, 확신하고 싶어지는 때가 와서. ━정말이지, HiMERU답지 않군요. )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잔을 가볍게 흔들어 봤다. 검고 흰 것이 혼탁히 섞이는 게 지금의 제 마음 같다는 생각. 전부 열 때문이라고━ 언젠가의 여름 같은 핑계를 대며, 입가에 남은 달짝지근함을 혀로 훔친 뒤 입을 연다.)
━타츠미, HiMERU는···, 아니, 나는, 타츠미의···, 『처음』인가요.


······? (여전히 웃음을 담은 채, 의아한 기색으로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일까요. 갑작스러운 것은 둘째로 놓더라도, 몇가지를 짐작한들 그가 처음인 것들은 어떻게 보아도 한두가지가 아니라.)
(한참 눈을 들여다 보며 난처한 기색이더니, 결국은.) ···저어, 처음이냐는 것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몇가지 떠올려 보아도 잘···.
(묘한 뉘앙스라 어쩐지 뺨이 조금 붉어지나. 말을 고르는 듯 다소 머뭇거리느라, 가볍게 흔들었던 손도 멈춘 채다. 입을 한번 달싹이더니,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 특유의 자세처럼 몸을 조금 숙인 채 속삭인다.) 『어제』의 이야기···인지요?

(말이 끝나고, 얼마간의 침묵. 이쪽을 들여다보는 눈은 언제고 순진이 기본이라. 들은 것을 잊어달라고, 그런 부탁을 건네면, 분명히 잊지 않아도 듣지 못한 것처럼 행동할 연인을 알기에 조금은 뻔뻔하게 나선 것도 있어서. 조금 붉어지는 뺨에 도리어 미묘한 기분이 되어, 됐습니다━ 따위의 말을 꺼내려던 찰나.)
(『어제』의 이야기, 냐며 몸을 비밀스레 기울이는 통에, 말 대신 한숨을 뱉고. 나에게는 없는 기억이지만, 언젠가 나의 이름을 HiMERU가 말했을 때━, 이런 표정과 자세로 비밀을 나눴을까요. 우습게도, 그런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처음』이라는 단어에 많은 것을 함축한 것은 나의 장난이 맞지만···, 방금 답안은 너무 직설적이지 않나요. (잡힌 손의 손가락을 가볍게 맞대며, 안쪽으로 엄지를 밀어 넣어 손바닥을 쓸어올린다.)


━아아···? (고개를 희미하게 갸웃 기울이고 만다. HiMERU 씨는 어떤 점이 재미있으셨던 것인지. 손바닥이 간지러워 움츠리려던 것이, 깍지만 더 꼭 맞잡는 꼴이 된다. 확실히 장난을 치고 계신 것 같기는 합니다만.)
······후후, 어째서 그런 것을 궁금해 하게 되신 걸까요. 『데이트』이기 때문입니까?
(여전히 붉은 기색이 흔적처럼 남은 얼굴을 하고, 침착한 표정이 된다.)
『친구』━━는, 저 혼자서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드리기도 미묘합니다만. 무척 소중하게 여겼지요. 그 시절에 추억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일에는 대부분 HiMERU 씨가 존재하는군요.
(이런, 이 무렵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으셨지요. 갈무리하듯 화제를 바꾼다.)

어제의, ···후후. 『관계』라고 하는 편이 좋을까요. 처음처럼 보이지 않았다면 그것은 다행인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밤새 귓가에 속삭이는 세이렌이라도 있던 것인지, 어느 새 홀린 듯 뱉어 버린 질문이었다. 진심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약한 곳을 긁어 내어놓는 행위는 매사 방어적인 태도로 나를 숨기며 살아야 했던 탓일까. 여전히 저항이 있어서.)
(짓궂음과 분위기를 짙게 섞어 넣어, 질문의 유독함을 달콤함 뒤로 감춘 뒤 내민 잔이었다. 혹여나 바닥에 깔린 독성을 눈치채 버린다면, 지나치게 달아 벌레가 빠져 죽었다며━ 도망칠 구석을 마련해 둔, 언제까지나 비겁한 선택.)
(그런 애매모호함으로 건넨 질문에, 육신이 녹아 물거품이 되어 버릴 것처럼, 진솔하고 단 대답을 받고 말았다. 어제의 이벤트처럼, 잔 안에 숨은 보석을 무심코 발견해 버린 것 같은 놀람. 바라지 않았던 것을 받고야 말았다고 아이처럼 기뻐하기에는, ━사실은.)
(아, 이것은, 내가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타츠미가 꾸며낸 말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에둘러 말하는 데에는 도리어 서투른 연인. 나를 향해 쏟아지는, 치사량에 가까울 정도로 달콤한 애정. 이런 것에는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그런 것은 누구도 제게 가르쳐 주지 않아서. 잠시간 나로서 낼 표정을 찾다━ 평범하게 웃어 버린다.)
(━솔직할 수 없는 나입니다만, 오늘만큼은. 나에게도 타츠미는 무척 소중했고···, 소중하다는 것을.) ···네, 나도 당신을 좋아해요. (타인의 말을 빌리지 않고서는, 정말로 이 정도로밖에 말할 수밖에 없지만.)


(재회한 이래로, HiMERU는 이렇게 종종 과거와 현재 사이의 어드메를 헤매는 듯한 표정을 짓곤 했다. 그 점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 지점에서 그 표정이 잠시 드러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무래도 무의식이실까요. 제가 늘어 놓은 문장의 끝에서 이어지는 침묵 동안, 손을 쥔 채 곧게 응시한다.)
(매번 최선의 진심을 한가득 건네고도, 어떤 것조차 돌려받지 않아도 납득하는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연인 치고는 몹시 서툰 답에도 환희가 밀려 와서. 신이시여, 사랑을 사랑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일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요. 기쁨을 숨기지도 못한 채, 상기되고 만다.) ···후후. 무리해서 돌려주지 않으셔도, 괜찮았습니다만.
(물든 뺨이 저 주제에 대한 수줍음으로 보일 법도 한 타이밍일 텐데, 눈을 동그랗게 뜨기만 한다.) 그렇군요. 무척 능숙하셔서, ···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미숙했을 뿐일까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어서 편협한 견해입니다만━ 그렇다고 하신다면 그건 공부를 하신 것이겠지요······? (자신도 그런 방향의 공부를 해 둬야 연인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하는 얼굴로.)

······, ···. (장난을 장난으로 받지 못하고, 또다시 진중해지는 면까지도 어쩔 수 없는 카제하야 타츠미━, 제 연인이기에. 버릇처럼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지만, 얼굴에 웃음기는 여즉 가시지 않고.)
···『공부』라고 해 봤자. HiMERU는 언제나의 HiMERU잖아요. 연인에게도 완벽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미숙함은 싫지 않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그런 쪽이 좋으신 걸까도 싶지만. 작게 웃었다.) 『다음』에는 허둥거리지 않도록···♪



후후, 시간이 빠르군요. 곧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춥지 않으실까요.

주변을 둘러 보면 갑판 위로 이동하는 인파만이 가득합니다.

(······꼭 어제의···. 잡념이 밀고 들어서기 전에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아무래도 인파 탓이겠지요.)
(이렇게 된다면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불꽃놀이를 기대하던 HiMERU이기도 했고, 탁 트인 쪽이 찾기에 수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저 역시 갑판으로 향해 본다.)


타츠미,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한발, 두 발, 갑판으로 발을 떼어 옮깁니다. 완전히 몸을 올리고, 차가운 공기가 불어닥친다고 지각한 동시에.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흘러 나온 걸까요. 감탄과 환호로 젖어든 크루즈는 무척이나 시끄럽고, 열띤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 누구도 당신의 등장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이름을 외칠까, 싶었으나 이 정도의 소음에서는 그것 역시 무익할 듯 싶다. ···어디로 가신 걸까요.)

타츠미,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타츠미, 아이디어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뱃머리라 한들 갑자기 소음이 차단이 되는 공간일 수는 없으니, HiMERU 씨? 하고 부르는 목소리도 역시나 묻히기만 한다.)

━어둠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합니다. HiMERU, 그가 저곳에 있습니다.


기이한 자세에 발걸음을 재촉하자, 그의 시선이 몽롱히 허공을 헤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어라고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것도 같은데, 입술이 달싹이는 것만이 보입니다. 거센 밤바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꼭 파도 같습니다.
한번 더 그의 이름을 부르려던 찰나. ━HiMERU의 몸이 난간 너머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2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 쪽으로 기운 HiMERU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겁습니다. 폭죽의 열기가 옮아 붙기라도 한 걸까요. 뜨거운 숨을 내쉬면서도, 바다로 돌아가겠다, 그런 헛소리를 하는군요. 허공을 바라보던 눈은, 당신이 붙잡았을 텐데도━ 여전히 저 멀리에 있습니다.

(어정쩡한 자세를 고쳐 가며, 반 쯤 껴안은 채로 부축하고 섰다. ···언제부터? 그런 것보다도 우선은.)


(이 상태로 옮길 수 있을까요. 다소 염려스럽지만 지금은 무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 단단히 붙잡아 부축 한 채로 실내, 조금 전 휴식을 취했던 객실을 목적지로 삼아 본다.)




HiMERU 씨. (뺨을 매만지며 또 한번 이름을 부른다.)


(하선 시간은 몇 시 가량이었는지 확인해 두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어찌저찌 그를 부축해 가며, 여전히 경황이 없는 상태로 객실까지 올라왔습니다. 여전히 목이 마르다며, 기침을 하는 HiMERU. 객실 어딘가에 물이 있던 것 같은데···, 잠시 행운을 빌어 볼까요?
타츠미, 행운 판정.

기준치: | 37/18/7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몸도 마음도 지친 하루입니다. 휴양을 위해 방문한 바다인데, 나날이 축적된 피로만이 허파에 가득 얹힙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오늘이 짧았던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니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그 대신이라고 할지. 한참이나 입을 달싹이다 불도 켜지 못한 객실 가운데서 카나메 씨, 하고 불러보았다. 그렇게 부른다 한들 변하는 것이 있을 리 없는데.)
(그제야 다리가 욱신거린다는 점을 깨달았다. 놀라운 일도 아니라, 무릎 근처에만 시선을 잠시 두었다가 돌리지만. ···이대로 괜찮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게도 연인이다.)
(멍하니 앉아 있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불편한 옷가지 정도만 벗겨내 주었다. 그 뿐이다.)

타츠미,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객실 안쪽을 두리번거리다, 복도 쪽의 문을 돌아 보나.)

현관 방향을 바라보면,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HiMERU의 신발은 그대로 있는데, 어째서 보이지 않는 걸까요. 맨발로 나가기라도 한 걸까요?


타츠미, 행운 판정.

기준치: | 37/18/7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올라 타 놓고도 어느 버튼을 누를지 잠시 망설였다.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 고 하셨던가요. 그렇다면 하나 뿐일까 싶어 1층을 꾹 누른다.)

리조트 바깥으로 이동하나요?


밤바다는 어둡고도 스산합니다. 파도의 노랫소리가, 꼭 신을 모독하는 존재의 속삭임처럼 느껴집니다. 사방에는 불이 켜진 가로등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한 치 앞도 구분하기 힘든 어둠.

···HiMERU 씨! (밤의 정적이 자신의 목소리를 키워 줄까, 그러나 닿고도 흘려보내는 파도와 같은 것이 될까 다소 두렵다. 아, 객실의 문을 두드렸던 분. 지금 생각나는 이유는 아마도 새삼스러운 죄책감일 테고.)

타츠미,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알 수 있잖아요. 본능이 소리치고 있잖아요. 찍힌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너무나 선명한 자국.
━HiMERU의 발자국입니다.

(···따라 잡아야만. 그러지 못한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최악이라는 것을 경험한 사람의 직감이 말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물 먹은 듯한 무거운 다리를 억지로, 억지로 옮기다 보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저 불안정한 파도 속으로, 죽음의 장막을 향해 걸어 들어가고 있는 HiMERU를 발견합니다.
타츠미,
SanC 1/1d3
.
기준치: | 82/41/16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악한 것의 소굴과도 같은 감각. 모르는 사이 주먹을 움켜 쥔 손등이 저리다. 이 불길함을 맞딱뜨린 만큼 확신하게 된다. 이 너머에, HiMERU 씨가.)
(주저 없이 고개를 옮기면, 익숙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바다를 향하고 있다. 망설일 사이가 없으니 지금까지 중 가장 꾸중을 받을 움직임으로 뛰쳐나갔다.) ━━HiMERU 씨!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5/27/11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원한다면 언제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간신히 뭍으로 건져 올린 HiMERU는, 아까의 곤히 잠들었던 모습이 거짓말처럼···, 계속 헛말을 내뱉습니다.




SanC 0/1
.
기준치: | 81/40/16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HiMERU 씨. (힘껏 움켜쥔 채, 나직하고 단호한 소리로 한번 더 부르지만, 그 말에도 답은 돌아오지 않을까.)


(기도와 다를 바 없던 부름이 보답받은 양 조금이나마 돌아온 초점에, 가늘게 입김을 뱉었다. 저 역시 식어 빠진 손을 한 주제에 푸르게 바랜 손가락을 감싸 쥔다. 혼돈이라는 굴 속에 덩그라니 빠진 사람같은 얼굴을 한 연인에게서 어떤 확신을 얻으려는 듯, 조용히 바라보기만.)
(『나』라니. ···돌아 오신 걸까요. ━━어떨까. 이지를 되찾은 것도 잠시일까. 그를 붙잡아 두어야 한다는 점은 직감으로 깨닫고 있다.)
(···그렇다면. 다소의 미움을 받을 것을 각오하더라도.)
···카나메 씨.
정신이 드셨습니까? (손가락을 쥔 손에 조금 힘을 주었다.)

:식어 버린 손으로 그 손을 감싸고, 신이 아니기에 겹칠 수 있는 마음을 전하자, 조금은 잦아드는 그의 떨림. 신에게 공양하는 염원은 기도로 올리는 것. 사람이 사람에게 전승하는 염원은 이름으로 내려오는 것.
카나메 씨, 하는 부름에, 이곳에 머무르라는 간절한 호소에, 흐릿하던 HiMERU의 시선이 먼 바다로부터 당신에게로 돌아옵니다.

···타츠미?


(두 사람 모두 경황이 없었기에, 크루즈를 탑승한 상태이던 외출복 차림 그대로다. 그러나 자동차를 이용했기에 얇은 차림. 조금씩 돌아오는 정신으로 애써 추리하지 않아도, 제 맨발과 추위와 불안으로 잘게 떨리는 타츠미를 보면···, 그러지 못하더라도 일어나야 하기에. 으득, 무언가를 향해 이를 갈며 억지로 몸을 일으켜 보고.)
━옷 말입니다, 돌려 주고 싶은데, 꽤 젖어 버려서. (조금쯤 되찾은 이지로, 휘청임을 감추기 위해 농짓거리. 완전히 일어선 뒤에는.)
염치 없습니다만···, 잠시 어깨를 빌려도.

(젖은 옷 정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상태가 무사했다면, 곧바로 시선을 제 다리로 두었을 연인이라는 점을 안다.)
(······혼란스러우시겠지요.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다리가 조금 더 버텨 주면 좋을 텐데요. 이런 저런 사항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 목소리가 조금쯤 성급해진다.) ━━네, 물론입니다. 어서.

(붙잡은 손 역시도 얼음장이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마음으로, 한번 쥐어 본 뒤 약간의 무게중심을 타츠미에게 건네고. 최대한 자신의 다리로 움직이려는 것은 잔인할 정도로 제 뼈를 파고드는 공기가 연인에게 좋을 리가 없기에···. 쓰게 웃는다.)
━네, 돌아가죠. (그것이 어디든, 함께 돌아가자고. )


엉망인 꼴로 객실로 돌아온 여러분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타츠미,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래요. 뭐가 되었든 어서 이곳에서 떠나야 합니다. 이 리조트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바다에서 가장 먼 뭍으로 달아나야 합니다. 안 그런가요?

······, (이름을 부르려는 듯 입을 달싹이며 눈을 맞추더니, 어딘가 망설이는 기색. 그는 바다의 희생양에서 자신의 연인으로 돌아왔으나. ━아직 안심할 수는 없겠지요. 그런 생각으로.) ···카나메 씨.
죄송합니다, 무척 지치셨을 테지만━
젖은 옷만, 어떻게든···. 아니, 차량 안에서 갈아 입으셔도 괜찮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정보다 조금 이르지만, 돌아가지 않으시겠습니까.
···더 일찍 말해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모처럼의 여행이라 기뻐서, 냉정하게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미래를 확신할 수 없어 현재에 올곧게 힘을 쏟는 자신을 숨기듯, 잠시 덮어 둔다.)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지요. 오늘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이것으로 괜찮습니다, (힘주어 다시 한번 말했다. 평소 조금도 내보이지 않았을 단호함에서 초조함을 엿보여졌을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빛나는 추억이 될 수 있으니, ···지금은 돌아가지요. 카나메 씨.

아니오, 이곳에 머물고자 한 것은 전적으로 『나』의 고집입니다. (또다시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야 마는 점은, 강경한 어조로 부정할 수밖에 없어서.)
(물에 젖어 식은 몸을 연인의 품으로부터 물리며, 이제야 아래로 시선을.)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타츠미의 다리가···. (조금 더 이곳에 머물다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요, 하는 얼굴. 여전히 파란 낯빛이기도 하다.)
···오늘이 아쉬워서만 남아 있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나 역시 지금의 『이상』은 감지하고 있어요.
다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타츠미 당신인데요. 구태여 내뱉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단호한 어조다. 무리하지 말아요. 그런 마음으로.)

(약하게 저은 고개 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했던 것처럼 아니오, 하는 말이 뒤따른다. 싫어할 것을 알고 있는 말을 뱉을 수밖에 없다.) 저는 괜찮습니다.
(창백한 낯이 단호하기만 하다. 어쩌면 정신적인 것 외에도 무리를 하고 만 다리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무리를 해서라도. 그 정도의 위기감. 물에 젖은 채 흰 천 사이로 삐져나온 어린 손목. 그것의 재연을 목격한다면, ···)
···카나메 씨. (조용히 이름을 부른다. 이 이름을 부르고도 책망당하지 않는 것이 기이하다.)
━━저는 괜찮습니다. 견딜 수 있어요. (라는 말로, 제발을 대신한다.)

(나에게 말을 걸어 올 때조차, HiMERU 대신 당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의 섬세한 사람. 그런 남자가, 구태여 토죠 카나메를 지칭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무언가로부터 나를 끌어오려는 의도겠죠. 그 정도의 추리는 나쁜 컨디션 가운데에서도 쉬이 할 수 있어서, 눈썹 한번 찡그리지 않고. 다만 달가울 뿐이다.)
···, ······. (그러나 다시금 나온 괜찮습니다, 에는 어쩔 수 없이. 반사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속도로 미간을 좁힐 수밖에 없어서. 자신을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을 알기에, 그저 착잡한 눈.)
(입을 여는 대신, 언젠가부터 움츠려진 어깨를 펴 타츠미를 마주 안아 본다. 또다시 무언가를 견디게 하고 말았다는 것이, 거기에 딸려 오는 표정은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기에, 그것을 감추려는 요랑으로. 그것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진정될 때까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은, 괴이에 맞닿았던 탓인지.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기에.) ━━네, 떠날까요. (연인까지 이런 괴이에 휩쓸릴까 두려워, 입안의 여린 살을 씹으며 내뱉는다.)

(━누군가는 이것을 나쁜 습관이라 칭할까. 기어코 저 고운 얼굴에 주름 하나를 패이도록 만든 사실에 조금쯤은 낙담한다. ━또 그런 말인가요? 하며 날 선 목소리가 이어지리라 예상한 채, 다른 수단이나마 강구하지만.)
(···오히려 자신을 껴안아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눈을 깜빡였다. 무심코 HiMERU 씨? 하고 반문하려던 자신을 갈무리한다. 연인의 체온을 돌려놓자는 마음으로 껴안았던 자신이면서, 제가 껴안긴 뒤에야 제 몸 역시 얼어붙어 있었다는 점을 깨닫고.)
(선뜻 호응해주는 말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그 점을 예상했기에 이런저런 설득으로 길어졌던 자신의 목소리였다. 바다를 갈망하며 바닷바람처럼 그리로 휘몰아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HiMERU. 토죠 카나메. ━어쩐지 힘이 풀려 다리가 꺾일 것만 같아 억지를 쓰듯 힘을 주고 섰다. 기이한 열기에 꾹 감은 눈가를 어깨 근처에 한번 누르듯 파고들었다가. ···예,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답한다.)


차에 올라 타 한참을 달립니다. 끝도 없이 펼쳐질 것만 같던 바다가 모습을 달리 하고, 옷감과 차체에 달라 붙어 있던 소금 냄새가 옅어질 무렵… 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해가 떠오를 때 즈음, HiMERU의 떨림도 점차 멎기 시작합니다. 색색거리는, 안정적인 호흡. 규칙적인 소리.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덜컹. 방지 턱을 밟은 차가 흔들림과 동시에, 라디오 너머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아무래도 어제 뉴스 채널에 맞춰 두었던 모양이죠.

손끝으로 버튼을 눌러 라디오 전원을 끄며, 당신은 대답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다고.
03/30, 11:10 pm
세션 종료.
함께 해 주신 아버님께 무한감사!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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