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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전자

[감상] 밀랍인형폭렬학원가

by DEM1VN 2023. 3. 25.

트청 하기 전에 실시간으로 말했던 거 조금 백업 나 보려고 백업한 거라 딱히 탈고 안 함

삼 년 전에 샀다가 기겁하면서 끄고
크레마 사운드업 사고 처음으로 봤는데 작은 모바일 단말보다 종이 책에 어울리는 조형이었던 듯
이거 읽느라 열흘 내내 새벽 세네 시에 잤다


- 스포 없는 전체 감상

글을 어케 이래 잘 쓰지? 하는 생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존나 드는 작품이었음... 걍 나의 모든 불호 포인트들을 아득하게 뛰어넘어서 존나 잘 씀 압도다 ㅋㅋㅋㅋ

섭컬쳐 작품 읽으면서 아 절 쓴다 오 오... 오오 재밌네... 이런 생각은 당근 자주 하는데 문장이나 사건 인물 이어붙이는 거에서 틈이 아예 안 보인 건 드래곤라자 이후로 처음인 듯; 미쳤음

그니까 아마 그... 문장의 리듬감도 리듬감인데 이야기가 묶여야 하는 포인트를 존나 잘 알아서 개쩐다고 생각... 플미 이백 간 이유 쌉납득함

솔직히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넙죽 권하기에는 (나의 위신을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 전에.) 조금 …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완급이나 문장 리듬감 상징 조형 고민하는 사람은 염두하고 보면 도움될 거라고 생각…을 함



아래부터는 스포일러 함유 감상



관측하는 사람 (예지라고는 했지만 양자역학 발상 이야기라 관측자가 더 정확함) < 으로서의 신을…. 넘어서 창조자이자 개입자 < 인 게 ㅋㅋ 무대에 난입한다는 심상을 끝까지 들이박은 게 진짜 대벅임 ㅋㅋㅋㅋㅋ

이 소설은 존나 특이한 게 ㅋㅋㅋ 류호피의 1인칭 시점인데 동시에 얘가 ’전지적 독자 시점‘을 주기도 하다는 거… 매난국죽을 관찰하고 이화를 추격하는 입장이었는데, 사실은 모두가 예지자였던 매난국죽에게 관찰 당하는 입장 < 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무대와 관객석이 뒤바뀜

(+ 더불어 수미상관이기도 희제를 지켜보다가 걔 삶에 난입하고 화도라는 무대에 바이크로 돌진했는데 이화의 놀음이라는 무대에서 이화를 관측하고 바이크로 끝냄으로써 자신들의 무대를 시작…. 경계에 있는 사람들 / 단절 / 생이 사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게 흥미로움)

슬래셔 같은 묘사라거나 장면을 의도적으로 엉뚱한 시간에 넣어서 의미 자체를 다르게 만드는 거나… 개그 방식이 묘하게 영화스러운데? (옛날 영화에 나오는 빨리 감기 개그 포인트 같은 거) 싶었는데 호피 본인 입으로 영화 이야기 하는 거 보고 좀 재밌었음

그니까 반복되는 이미지 자체는 연극인데 이 소설 자체는 되게 영화 < 에 수렴하는 느낌…. 묘사보다도 일반적인 소설처럼 이야기 재생 속도를 독자 개개인이 지정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걸 상영 당하는? 그게? 진짜 오 ... 우와. 이럼

또 영화? 만화? 같다고 생각했던 지점이… 이상하게 이 화도는 너무너무 넓음 무대가 되어야 하는 건물들끼리 몇 시간 거리고 그럼…. 근데 그 이동하는 도중이 한없이 축약되거나 사이에 이레귤러를 마주친다거나 함…. 이게 그 의도적으로 분절된 시공간 사이에 있는 여백 < 생각 나서 재밌었음

연속적이라고 믿는 (보여지는) 세계가 얼마나 불연속적인 문장과 장면으로 엮여있는지…가 이런 식으로 나올 때마다 존나 좋았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능력이나 ’눈을 감은 채‘ 세상을 인지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느꼈음 “빈 공간을 상상”하라고 끊임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요구함 (신박)

연극은 제한된 공간에 제한된 인물이 등장했다가 퇴장하잖아… 극장 안의 관객을 포함해서. 매란국죽이나 화도. 이게 거대한 무대이고 걔네가 배우일 수밖에 없는 건 하나의 공간에서 1인자를 다투는 형상인 것도 있었음 근데 그 사건에 대한 의미를 뒤집어 버리면서 관객과 배우를 교차 시킴 < 이게 대박

매란국죽이라는 상징으로 존재했던 캐릭터들이 환매 난오 국영 죽경 < 이라는 개인으로 진입했을 때 오… 했는데 이 인물 자체도 ‘배역’으로 전락시키는 구조가 존나 ㅋㅋㅋㅋ 존나임 귀신 이야기가 그래 나오는데도 빙의가 안 나온 것도 떡밥이다 싶음…. ‘기생’으로 말장난 한 것도 쩔어줌 ㅇㅇ

‘빙의’가 아니라 ‘기생’이고… 그래서 기생 이름 같다고 굳이 나온 거고 퇴기거린 게…. 잉태된 순간부터 기생하며 사는 운명…. 인데 동시에 기생 당하기 위해 < 라서 ㅇㅇ… ‘동음이의어’나 ‘이중적’인 거나 ㄱ- ‘숙주나물 액기스’도 뜬금없다 생각했는데 좀 가서 보니까 “숙주” + “배신”임

좀 눈여겨 봤던 게 ㅋㅋ “흑백 텔레비젼”이랑 “검은 바이크가 돌진” < 하는 거였는데… 열차의 도착… (youtu.be/ExhKGhku3Dw) 생각을 했음 “관객” 쪽으로 돌진해 오는 기계장치… 사실은 그쪽이 “스크린”이고 여기가 “관객석”인 게 아니라 반대였기 때문에 < 스크린 안에 머물지 않고 힘을 가진 채로 이야기를 마치게 하고 뒤집는 발상이 좋았다

이건 좀 비약 - 이화 < 라는 게 눈을 불로서 비유한다면 두 개의 불, 눈이기도 하지 않나 류호피는 꽃잎과 바이크만 움직일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기생꽃(아래 인용구 참조) 이화를 관측하고 치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실사를 ‘기억’하고 ‘재현’하다가 데포르메가 가미된 ‘창작’으로 나아간 게…. 재밌음 휘둘리는 인생이다가 타인을 선동하는 위치가 된 것 역시 음악도 시도 이해 못하던 모습에서 점점 이해하고 감정 자각 하다가 만화가가 된 게 참 묘해

매란국죽: 의도적인 모방 / 비의도적 모방 / 결국은 닮아 있다 / 결국 어떤 생을 살아갈지 선택 이런 구조도 참... 구조도로 정리 해 볼까 생각 중

보이는 것과 보여지지 않은 거나… 편집에 대한 이야기나 어디까지를 이 “이야기”에 편입 되도록 허락할 거냐 < 를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에게 각자 편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드러내놓고 말하는 게 즐거웠음 소재나 내용이 파격적인 거랑 별개로 이거도 본질은 작품에 대한 작품(전독시 바빌론 이런 거 생각하면 됨)임 ㅋㅋㅋㅋ 재밌네 잘 썼다

진짜 희한한 소설이다…가 첫인상 그리고 마지막 인상 동일 “밀랍 인형”이 대놓고 제목에 들어갔길래 궁금했는데 시체 -> 무표정하고 혈색만 빠지는 주인공 -> 매끈하고 닮은 얼굴의 인물들 -> 연예인 (사주) -> 강한 빛 아래 비춘 얼굴 (+수많은 무대들….) 이런 식으로 확장한 게 재밌었다

역할극을 내려둔 모습을 다들 강제로 직면하니까… 서로를 인간으로 느끼기 시작하고 괴로운 마음을 직면하고 대하는 묘사들이 후반부에 나오는 것도 (화씨451) 이 부분 떠올라서 묘했다 이 이야기가 소설로 엮여 있는 것까지도 이 인용구가 생각났음



안 좋은 말은 짧게

공개적으로 적는 건 되도록 좋은 말만 남기고 싶어서 적었지만 당시 시대적인 유행이랄지… 낮은 무언가에 대해서는 7권 내내 고통스러워 했음 용서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메인 사건이 나를 같이 고통 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재밌게 읽었다 (추천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하겠음, 그러나죠죠 + 중벨 재밌게 봤으면 추천 가능)


이환매가 공인 게 너무 좋아서 수로 나오는 걸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해 몹시 고민했는데 얘네가 이후에도 어떻게 살아가는지 너무 궁금해서 일단 블스는 천천히 보겠습니다

그리고 제 최애는 서죽경입니다︎♥︎

죽경이 폴라 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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